ⓒ세종시의회 본회의전경

[정치/CTN]정민준 기자ㅣ전국 지방의회 정책지원관 절반 이상이 ‘의회 내 갑질’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며 세종시의회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정책지원관 52.1%가 의원이나 공무원으로부터 부당한 지시, 폭언, 사적 업무 강요 등을 겪었다. 특히 자녀 등하굣길 운전, 학업 대리 수행, 회식 접대 강요, 성희롱까지 포함돼 지방의회 내부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세종시의회 역시 사무처 직원을 향해 서류를 던지고, 보고 과정에서 폭언을 일삼는 등 상식 밖의 갑질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예산심의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고 상대방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의정품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위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나 사과조차 없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사무공간에서 근무 중이며, 조직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종시 감사위원회에는 최근 공직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 권한 남용 사례가 잇따라 접수됐다. 일부 사건은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내부 직원들은 “감사위원회조차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사실상 인사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세종시 시민 임모(62) 씨는 “시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시민 눈높이는커녕 제 권력에 취해 있다”며 “이런 시의회라면 존재 이유가 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 박모(52) 씨는 “청렴도 꼴찌 도시가 된 이유가 명확하다. ‘특권의식’을 뿌리 뽑지 않는 한 세종시의 변화는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세종시의회는 마치 반성이라도 하는 듯 ‘윤리강령 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열린 행동강령운영자문위원회에서 ‘갑질 행위’ 징계기준을 상향하고, 품위유지와 청렴의무 조항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시의회 관계자는 “징계 기준만 높이고 실제 징계는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수차례 윤리규범이 개정됐지만,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내부청렴도 평가에서 세종시는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공직사회 전반에 퍼진 권위주의와 침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시 감사위원회 내부에서도 ‘갑질 의혹’이 불거져 시민 불신은 극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갑질 문제는 개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 부패”라고 진단한다. 권한은 막강하지만, 책임은 흐릿한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의회에는 외부 감시와 견제 장치가 부족하고, 내부 윤리위는 의원들끼리 징계를 논의하는 ‘셀프 심사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 관계자는 “세종시의회는 청렴을 외치기 전에 스스로의 특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며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독립 조사기구 설치, 외부 전문가 중심의 윤리심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고모(65) 씨는 "세종시의회가 진정으로 신뢰를 회복하려면 보여주기식 조례 개정보다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며"의원 스스로의 윤리점검을 정례화하고, 모든 갑질 사건의 처리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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