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대한 독립 만세운동의 세종시 역사

▲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동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3·1 운동의 배경은 미국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 제창과 레닌의 약소민족 후원을 선언하자 이에 고무된 상하이의 신한청년당의 김규식을 파리 강화 회의에 파견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주에 대한 독립 선언서(무오. 독립 선언) 발표하고 일본 유학생들의 2·8 독립 선언 발표가 3·1 운동 촉발한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3·1 운동 당시 발표된 독립선언서와 구별하기 위해서 무오독립선언서(戊午獨立宣言書)라고도 한다. 조소앙(趙素昻)이 작성하였고 당시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독립운동가 39명이 서명하였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최초로 선포한 독립선언서이며 2·8 독립선언과 3·1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그 엄청난 민중의 뿌리들이 일으킨 3.1운동의 재판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판결 대정 8년 형공(刑控) 제513호
충청남도 천안군 동면(東面) 용두리(龍頭里)

조인원(趙仁元) 56세
충청남도 천안군 수신면 복다회리(卜多會里)
농업

김상훈(金相勳) 46세
충청남도 천안군 동면 용두리
농업

유관순(柳寬順) 18세
충청남도 천안군 동면 용두리
학생

유중무(柳重武) 45세
충청남도 천안군수신면(修身面) 발산리(鉢山里)
농업

김용이(金用伊) 24세
충청남도 천안군동면 용두리
농업

조병호(趙炳鎬) 21세
충청남도 천안군수신면 복다회리
농업

백정운(白正云) 24세
충청남도 천안군수신면 복다회리
농업

신씨(申氏) 67세
충청남도 천안군동면 용두리
농업

조만형(趙萬衡) 21세
충청남도 천안군갈전면(葛田面) 변천리(辨川里)
농업

박만석(朴萬奭) 19세
충청남도 천안군갈전면 변천리
이발업

박봉래(朴鳳來) 27세

위의 11명에 대한 소요 및 보안법 위 반 피고 사건에 대해 대정 8년 5월 9일 공주지방법원이 인도한 유죄판결에 대해 피고 11명으로부터 공소 신립이 있었으므로 당 법원은 조선총독부 검사 수야중공(水野重功) 관여로 다음과 같이 심리 판결한다.

주문

원판결 가운데 피고 조인원·김상훈·유관순·유중모·김용이·조병호·백정운·조만형·박만석에 대한 부분 및 피고 신 씨에 대한 유죄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조인원·유관순·유중모를 징역 3년에 처하고 피고 김용이·조병호를 징역 2년 6월에 처하며 피고 김상훈·박정운을 징역 1년 6월에 처하며 피고 조만형·박만석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피고 신 씨·김상훈·백정운·조만형·박만석에 대한 소요 공소사실은 무죄를 언도한다. 피고 박봉래의 공소는 이를 기각한다. 압수 물건 가운데 영 제1호 구 한국기 한 자루는 이를 몰수하고 여타는 소유자에게 환부한다.

이유

제1. 피고 유관순은 재경성(在京城) 이화학당(梨花學堂) 생도인바 대정 8년 3월 1일 경성에서 손병희 등이 조선 독립 선언을 발표하고 단체를 만들어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며 각처를 행진하며 독립 시위운동을 벌이고 있음을 보고 동월 13일 귀향하여 4월 1일 충청남도 천안시 갈 전면 철천(喆川) 시장 장날을 이용하여 조선 독립 시위운동을 전개할 것을 꾀하고 자택에서 태극기(구 한국기 압수 영 제1호)를 만들어 이를 휴대하고 동일 하오 1시쯤 동 시장으로 나가 그곳에서 수천 명의 군중 단체에 참가하여 전시 태극기를 휘두르며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고 독립 시위운동을 감행하여 치안을 방해하였고 피고 유중모·김용이·백정운·박만석·조만형·김상훈·조인원·조병호·박봉래는 동년 4월 1일 하오 1시경 전시 철천 시장에 나가 다수 군중 단체에 참가하여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며 독립 시위운동을 감행함으로써 치안을 방해하였다.

1919년 3월 13일, 이수욱 애국지사의 주도로 전의 만세운동이 펼쳐졌다. 이는 세종시 관내에서 처음 벌어진 만세운동이자 무려 유관순 열사가 주도한 병천 아우내장터 (4/1) 만세운동보다 19일 먼저 이뤄진 만세운동이었다. 전의면 만세운동의 시작으로 나라를 되찾기 위한 외침이 지금의 세종시 곳곳에 울려 퍼졌다, 앞장선 사람은 일제의 국권 찬탈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관직을 버리고 낙향한 홍일섭 선생과 전의면 첫 만세운동 현장에 있었던 청년 이광희 선생, 투철한 항일의식을 보여줬던 장기민 선생이다.

그 후 3월 30일, 조치원 장날을 기해 기획했던 대규모 만세운동에 그들은 다시 선봉에 섰다. 이달 초 시위에 참여했던 조치원청년단 맹의섭, 김재형, 이은식, 전병수, 김규필, 천 종구와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고종황제의 장례식 참여차 상경했다가 거사를 시작한 것이다. 조치원장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오후 2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 세’를 외치는 시위운동이 시작됐다. 그들은 수천 명의 장사꾼 앞에서 ‘대한독립만 세’를 선창했다. 군민들은 더 큰 후창으로 답했다. 시장은 만세 소리로 가득 찼다. 장꾼들과 읍민들의 목소리는 연기 청년회원들을 따라 움직였다. 우리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군중을 인도했다. 곧이어 조치원 군사경찰과 주둔 수비대원들이 출동해 총의 개머리판으로 군중을 난타했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와중에 김규필은 인사불성이 되도록 구타당해 우선 피신시켰다. 전병수는 머리 앞뒤를 총 개머리판으로 맞아 중상을 입었다. 붙잡혀 끌려간 이들도 수십 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각 마을에서 연일 밤새 횃불 시위가 이어졌으니 실로 대단한 저항의 만세운동이었다.

그리고 이 만세운동은 상해임시정부의 김규식에 의하여 해외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1919년 8월 23일, 한인 대표하였던 황기환은 프랑스 신문 <라 프티 러프 브릭(La Petit Republiq)>와 인터뷰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이 요구하는 것은 일본이 주장하는 자치나 개혁이 아니라, 한국에서 일본 행정의 철수, 일본이 강탈한 권한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이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20년 3월 1일 프랑스 중부 마른(Marne) 지방의 소도시 수프(Suippes)에는 '대한민국 만세' 삼창과 애국가 합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임시정부가 파리강화회의 참석을 위해 조직한 파리위원부(대표 김규식) 인사들과 프랑스 최초의 한인 단체인 재법한국민회(在法韓國民會)와 유학생들이 연 3·1운동 1주년 경축식이었다.

행사의 주축은 1년 전 프랑스로 들어온 한인 노동자 30여 명. 이들은 이역만리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한 해 전 조국에서 들불처럼 번진 3·1운동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를 가진 것이다. 우리 민족과 겨레의 정신은 옳은 것은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의 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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