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관성적 도매규제 연장 구체적 목표 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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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관성적 도매규제 연장 구체적 목표 제시 필요
- 2016년 검토 시 알뜰폰 ‘BEP(손익분기점) 도달’ 규제 목표로 설정, 흑자전환 후에는 목표 미제시
- 최근에는 규제 강화 추진하면서 ‘규제영향분석’ 심사도 거치지 않아
- 이정문 의원, "규제 존폐의 판단근거 마련은 정부 몫" 명확한 기준 마련 촉구
  • 입력 : 2023. 10.01(일) 13:29
  •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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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치/CTN]강현수 기자 = 과거 3년 일몰제로 운영되었던 도매제공 의무 제도가 규제 근거나 정책 목표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검토 없이 단순히 규제 관성에 의해 연장돼왔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지난해 또다시 일몰된 도매규제의 연장 여부가 국회 논의 중인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재도입 추진 명분은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과방위원회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병)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도매규제 연장 관련 규제영향분석서 및 심사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오(誤)기재, 기재 누락 등 부실 검토 흔적이 역력했고, 특히나 규제 입안 주체로서 과기정통부가 그간 정책 집행의 결과와 향후 목표 및 계획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에 대한 도매제공 의무 부여 및 도매대가 규제를 골자로 하는 도매제공 의무 제도는 ‘3년 후 일몰’을 전제로 지난 2010년 도입되었다. 하지만, 3년이 경과한 2013년까지도 알뜰폰 시장이 무르익지 못하였다는 판단에 따라 일몰 시한이 3년 연장되었다. 이후 2016년, 2019년에도 정부가 일몰 시한을 연장하여 수정한 법안을 발의하는 방식으로 계속하여 3년씩 연장된 바 있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르면 정부가 규제를 신설 또는 강화하는 경우 규제영향분석서를 작성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기존 규제의 존속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규제 강화에 포함된다고 같은 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관련 법령 근거에 따라 2016년과 2019년에 규제심사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 과기정통부가 작성한 ‘16년도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기존 제도의 ‘유효기간이 연장되는 형태로서’ 집행에 문제가 없다’고 적시하면서도 규제 유형이 ‘강화’가 아닌 ‘신설’로 분류*한 오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자료의 특정 부분에는 도매규제가 아닌 ‘요금신고 의무 관련 규제’의 내용이 맥락 없이 기입되어 있기도 하였다. 다른 규제의 심사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 붙인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행정규제기본법」제7조(규제영향분석 및 자체심사) 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규제의 존속기한 연장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려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제영향분석을 하고 규제영향분석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규제영향분석서 상 가장 큰 문제는, 규제 강화가 필요한 근거나 정책 목표를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6년도 규제영향분석서에는 규제의 도입목표 및 기대효과와 관련하여, ‘현재 알뜰폰 38개 사업자 기준으로 ’19~’20년 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3년간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추가 연장함’이라 설명하고 있는 반면, 2019년도에는 ‘규제목표’ 항목이 공란으로 비워져 있었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도 드러난 알뜰폰 사업자들의 영업실적을 보면 규제목표가 공란이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입자 확대를 위해 적자 영업도 마다하지 않는 이통 자회사 알뜰폰이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소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들은 상당기간 흑자를 거두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18~’22년 기간 독립계 알뜰폰의 누적 영업이익은 약 1천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정부가 2016년에 제시했던 규제의 도입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규제심사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지난해 규제 일몰 당시에는 예전과 달리 정부가 규제 연장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대신 의원 발의 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여당 의원 중심으로 정부 의견을 제시하며 입법 청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규제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 법안 발의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과기정통부는, 일몰 전 이미 정부의 규제 방향에 부합하는 의원 입법안이 발의되어 정부 발의의 필요가 없었다고 회신하였다.

한편 이정문 의원은 지난 7월, 과기정통부의 부실한 검토와 관성적 도매규제 연장을 막고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정책 지속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위해 과기정통부장관이 매년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 지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연차별·단계별 성과목표 및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그 달성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통신시장 경쟁상황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해 국회에 제출 및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정문 의원은 “규제라는 것은 일정 부분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동반이 불가피한 만큼, 시장 상황 및 규제 목표와 성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시행되는 것이 맞다”며, “목표가 달성되었다면 기존 규제는 폐기하는 것이 맞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특히, 일몰을 전제하고 도입된 도매규제에 대한 관성적 연장은 기존 입법 취지와도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만약 이번에도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정부의 명확한 목표 수립 및 규제 집행 실적을 평가하는 절차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강현수 기자 visso8478@naver.com 강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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