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6(화) 01:27
교육타임즈 지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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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흥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김철민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공노총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노광표 前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을 좌장으로 안정섭 공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악성 민원 실태와 대응 방안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후 임준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과 선우숙 서울시감정노동센터 연구위원, 박유정 행정안전부 민원제도과장, 김형태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하 시군구연맹) 청년위원장, 이경화 서울강남우체국 지원과 주무관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에 앞서 석현정 위원장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지 '악성 민원인의 하인'이 아니다. 언제든 악성 민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헌법 제7조에 명시된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삶을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이 누려야 할 신속·친절한 행정서비스의 실종으로 이어진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악성 민원 관련 공무원의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현장의 공무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법령상의 사각지대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제도 개선을 만들어 가는 소중한 기회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축사에서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악성 민원에 공직사회가 스러져가고 있다. 악성 민원이 단순 폭언과 폭행의 형태에서 진화하여,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공무원을 괴롭히며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를 통해 모아주신 고견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정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으로서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철민 교육위원장은 "학교 현장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행정기관에도 수천 건 이상 민원을 상습제기 해 업무를 마비시키고 심지어 공직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기까지 하고 있다. 악성 민원과 관련한 입법적 공백은 없는지, 정책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하나하나 면밀하게 돌아봐야 할 때이다. 오늘 토론회 내용을 참고하여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형석 의원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공직사회를 떠나는 저연차 공무원들을 보면서 사회에 만연한 악성 민원의 심각성에 대해서 반추할 계기가 됐다. 봉사자의 신분인 공무원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우울증 등 트라우마를 겪는 상황이다. 악성 민원이 근절될 수 있도록 강력한 추가적 대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주요 정책을 바탕으로 공무원의 업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발제에 나선 안정섭 수석부위원장은 "민원인의 위법행위는 '18년 34,484건, '19년 38,054건, '20년 46,079건, '21년 51,883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이나, '21년 1월 ~ 9월까지 기관 차원의 법적 대응은 총 12건(신고 2, 고소 4, 고발 6)에 불과했고, '21년 한해 1심 판결이 선고된 공무집행 방해사건(6,954건) 중 실형은 17.8%(1,242건)에 그치며 악성 민원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경한 대응보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라며 "올해 8월에서 9월까지 공노총이 진행한 공무원 악성 민원 실태조사에서도 낮은 보수와 함께 '악성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전체 응답자 중 70%)가 이직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을 정도로 악성 민원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응답자 중 84%는 실제 악성 민원을 받았고, 이들 중 70%가 월평균 1회 이상 악성 민원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례로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민원을 무리하게 요구하거나, 적절한 응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욕설 및 폭언 등의 물리적 유형력 행사의 경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상습·반복 민원 등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상습·반복 민원 종결 처리 절차를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응답자 중 88%는 현행 악성 민원 대응방법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76%는 소속기관에서 적절한 조치가 없다'라는 점을 지적하며, "기관장의 민원처리 책임의무 명시, 민원 담당자 보호 의무를 방관한 기관장에 대한 처벌규정 마련, 민원처리법을 소관하는 행안부 장관의 실태조사 의무 및 행정기관장의 보호 계획 보고 의무 규정 마련, 위법 민원 전담대응팀(법무부서) 사전 설치, 기관 차원의 고소·고발 의무 명시로 기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발제 말미에는 "민원인의 위법행위 양상을 더 명확히 하고,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악성 민원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좌장인 노광표 前 원장의 주재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악성 민원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폐해로 고통받는 공무원 노동자의 현실, 조속한 제도 마련 필요성이 조명됐다.
임준배 국회 입법조사관은 "현재 민원 처리와 관련된 법률과 제도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법률과 제도가 실제로 잘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특히, ‣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제도 전반에 대한 낮은 체감 제공률과 만족도 ‣ 위법행위에 대한 기관차원의 대응 부족 ‣ 매뉴얼·대응지침에 대한 낮은 인지도·숙지도와 유용성 ‣ 특이 민원인의 특성에 기인하는 문제 ‣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정책을 통해 해결하기 어려운 외부적 한계 등에 관한 문제점이 있다"라며, "민원 처리 담당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해 제공률과 만족도를 개선하고, 고소·고발에 대한 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 민원 담당자에 대한 매뉴얼·대응지침 홍보 강화와 교육내용의 현실화, 특이 민원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 대응 전략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민원 처리 실태조사와 행안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설문조사 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선우숙 서울시감정노동센터 연구위원은 "민원을 다루는 공무원들의 직무특성을 보면 최근 정신적 또는 감정적 측면과 관련된 업무가 증가하고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폭언, 폭행 발생 건수가 코로나 이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악성 민원은 한 가지만 일어나지 않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유형의 악성 민원이 같이 일어나는 특성이 있고, 민원처리 담당자에 대한 위법행위 현황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악성 민원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악성 민원 근절 및 대응 현실화를 위해서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시행령에 있는 보호조치를 의무화하거나 더욱 강화하는 것을 선행해야 하며, 민원 처리 담당자를 보호하고 기관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기관장 명의의 고소·고발 검토를 의무화하는 것과 저연차 직원의 민원업무 배제 등 근무연수와 직급을 고려한 직무배치,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대한 적극행정의 구현, 법‧제도‧규정‧지침 시행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 현장 실태조사 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형태 시군구연맹 청년위원장은 "청년 공무원은 공직의 시작을 대부분 민원 업무 처리로 시작하는데, 이로 인해 악성 민원을 응대해야 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높다. 지금도 현장에서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법령을 초월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비상식과 비합리를 동반한 단순 폭언, 협박에 해당하는 폭언, 성희롱, 업무방해, 반복 전화,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는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말도 안 되는 민원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는 자괴감에 빠진 청년 공무원의 선택은 결국 퇴직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다"라며, "민원 처리과정에서 행정안전부와 자치단체 등에서 작성한 민원 응대 매뉴얼 등이 악성 민원 대응에 도움이나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악성 민원 근절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악성 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불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소모는 결국 일반 민원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청년 공무원은 비상식과 비합리를 받아들이라는 구조가 아닌 제도가 뒷받침된 공직시스템이 빠르게 변해,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강구되기를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경화 서울강남우체국 지원과 주무관은 지난 2017년부터 이어지는 자신의 악성 민원 사례를 소개하며, 악성 민원이 공무원 노동자에게 주는 육체적‧정신적 심각성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말미에는 "치료가 끝나면 직원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 본인이 한 잘못도 아니면서 책임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혼자서 민원인에게 시달리다 암에 걸려 죽어버린 책임직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악성 민원인을 만남으로 시작된 악몽 같은 지난 5년의 힘든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저의 잘못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다. 서럽게 혼자 견뎌온 저에게 '그동안 수고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위로하며 안아달라.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악성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는 모든 공무원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유정 행안부 민원제도과장은 "최근 벌어지는 공무원을 향한 악성 민원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을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 1월 개정하여 7월부터 시행하는 한편, 다각도로 악성 민원과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과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조속히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마치며 노광표 원장은 "공무원도 민원인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며 하루하루 땀을 흘리는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의 노동자이다. 토론회 서두에서도 이야기됐고 토론회 포스터에도 적혔듯이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지, 민원인의 수족, 하인이 아니다. 자신과 똑같은 눈높이로 마주하고 내 가족과 같다는 마음으로 공무원 노동자를 대해야 하는 마음의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석현정 위원장과 안정섭 수석부위원장 등 공노총 6대 집행부와 공주석 시군구연맹 위원장,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진영민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강순하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고진영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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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 기자 visso8478@naver.com
"사람은 생각한 대로의 삶을 산다"
생각이 바뀌면 언어가 바뀌고 언어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윌리엄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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