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홈페이지 캡쳐 ⓒ정민준 기자

[경제/CTN]정민준 기자ㅣ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17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대전대동2 1블록 공공분양 주택’이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공분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민간분양과 다를 바 없는 고분양가 책정으로 실수요자의 비판이 거세다.

LH 는 주거안정을 내세우며 추진한 사업이 오히려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전대동2 공공분양은 총 1,130세대 규모로, 이 중 지구주민 계약분 249세대를 제외한 881세대가 일반공급 대상이다. 평형은 59㎡와 84㎡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으며, 35층 대단지 규모로 설계됐다.

특히 이번 단지는 금호건설의 신규 브랜드 ‘아테라(ATERA)’를 내건 공공분양 단지로, 외형만 보면 민영아파트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화려한 외피 뒤에는 공공의 본질이 흐려진 채 “공공이 이렇게 비쌀 수 있느냐”는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더욱이 이 사업의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불과 얼마 전, 오송 참사로 국민 생명을 위협한 부실 시공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이다. 안전과 공공성을 저버린 그 손으로 짓는 고가의 ‘공공분양’이라면, 시민이 느낄 불신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분양가는 3.3㎡당 1,535만원으로, 59㎡형은 평균 3억6천만원대, 84㎡형은 평균 5억2천만원대다.

최근 급등한 건설원가를 반영한 합리적 수준이라고 하지만, 시민들은 “인근 민간단지보다 싸지도 않은 공공분양이 무슨 의미냐”며 반발한다. 실제로 둔산동 일부 재건축 단지나 대전역 인근 민영 아파트와 비교해도 분양가 격차가 크지 않다.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 해제 이후 공공이 스스로 가격 통제 기능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상한제 제외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것으로 설명되지만, 과거 어떤 시기에도 공공분양이 민영 수준을 넘어선 사례는 드물었다.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LH가 스스로 가격 기준을 민간과 동일선상에 놓은 순간, 공공의 신뢰는 무너진다”며 “공공분양이 아니라 ‘시장분양’이 된 셈”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LH는 또 대중교통 접근성과 교육 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대전지하철 1호선 대동역 도보 5분 거리, 대동오거리 인접, 대전역 한 정거장 거리 등 입지를 강조하며 “초역세권 쾌적 단지”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러나 시민들은 냉소적이다. 대동 주민 금모 씨(대동·61)는 “교통이 편하면 뭐하나. 가격이 서민과 동떨어졌는데 누가 공공분양이라 믿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서민 실수요자보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층의 청약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

건설업계 관계자 강모(판암동·59)씨는 “주거복지를 위한 공공이 아니라, 시장의 논리에 편승한 공공사업”이라며 “LH가 서민의 내 집 마련 정책을 포장지 삼아 시장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H 공공분양이 서민의 내 집 마련 사다리가 아닌, ‘고분양가의 선도자’로 전락하고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대동2 공공분양이 결국 시민의 삶을 짓누르는 가격정책으로 변질된 셈이라는 지적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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