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정민준 기자

[단독/CTN]정민준 기자ㅣ 대전 동구 대동 33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대전대동2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본래의 공공성을 잃고, 민영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금호건설이 주관한 대전대동2 주거환경 개선사업 1,2블록 공동주택 건설공사 및 조성공사는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 33번지, 용운동 447번지 일대에 지하 2층~최고 지상 35층, 19개동 총 1420가구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공사다.

특히, DL이앤씨·계룡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되는 1420가구 규모의 대형 공공분양 단지다. 총사업비만 4557억 원, 공사비 2703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지만, ‘공공분양’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 논리 중심의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본부장 양치훈)는 이 사업을 “도심 재생의 모범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공공분양임에도 3.3㎡당 평균 분양가가 1,535만 원에 달하고, 전용 84㎡ 기준 5억 원을 웃도는 가격은 인근 민영 재건축 단지와 다를 바 없다.

시민들은 “공공이란 이름을 빌린 민영아파트일 뿐”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신혼부부, 청년, 다자녀 가구 등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청약 외면으로 특별공급 경쟁률은 0.19대 1, 사실상 ‘참패 수준의 미달사태’를 기록했다.

특히 시공을 맡은 금호건설은 DL이앤씨, 계룡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수행하지만,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불거진 부실시공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LH는 해당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시민사회는 “국민 생명을 위협한 부실시공 업체에 공공사업을 맡긴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더 큰 문제는 LH는 분양가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고, 준주거용지 매각수익의 환원 여부에도 침묵하고 있다.

모델하우스에는 실제 평면이 전시되지 않아 사전청약자들은 실물 구조를 확인하지 못한 채 청약에 나서야 했다.

주민 조모 씨는 “공공이 우리 삶을 지켜준다고 했지만, 현실은 우리를 밀어냈다. 청약 공고도 이해하기 어렵고, 모델하우스도 없는 깜깜이 분양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국민신고서를 통해 “공공기관이 약속을 어겼다”고 호소했다.

공공분양이 ‘저렴한 가격의 주택 공급’이라는 원래 취지를 상실한 것도 문제다. LH는 “공공분양은 민간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민영단지와 비슷한 분양가를 책정해 원주민의 재정착은커녕 이주민조차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역 건설계 관계자는 “공공분양이 민간보다 비싸면 그건 이미 공공이 아니다. LH는 국민의 신뢰를 담보로 시장 가격을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공동주택의 가구당 하자 건수는 2021년 5.8건에서 2025년 현재 9.8건으로 폭증했다. 하자 처리기간은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배상액만 2300억 원을 넘어섰다. 공공주택의 품질은 추락하고,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그들의 만족은 시민의 만족이 아니다. 진짜 공공이라면 가격보다 신뢰, 브랜드보다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LH와 금호건설이 외치는 “주민 복지와 도시환경 개선”의 구호가 허공을 맴도는 이유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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