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2(수) 08:26
교육타임즈 지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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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10일, ㈜밀팡과 함께 가락국수·짜장면·떡볶이 등 ‘꿈돌이 밀키트’ 3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역의 문화와 기억을 팔아치우는 홍보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대전의 면 문화는 한때 전쟁의 상처를 위로한 음식이었다.가락국수 한 그릇엔 눈물과 땀이 섞여 있었다. 그 한 그릇이 세월을 견디며 도시의 정체성이 됐다.
대전역의 가락국수 한 그릇에는 ‘근대의 삶과 정서’가 녹아 있었고, 그 역사를 오늘의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킨 것이 ‘면의 도시 대전’이다.
그러나 시가 내놓은 이번 ‘꿈돌이 밀키트’는 이러한 상징성을 간편식 홍보 상품으로 축소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의 정체성을 집에서도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포장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지역의 스토리를 ‘제품 라벨’로 소비시키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성 강화보다는 브랜드 노출과 판매 채널 중심으로 설계돼, 대전 고유의 면 문화 계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협약 파트너인 ㈜밀팡의 부대표가 대전시 홍보대사인 연예인 김승수라는 점은 이해충돌 논란을 낳고 있다.
'연예인 김승수'라는 공적 직함을 가진 인물이 시와 직접 사업 협약을 맺은 셈으로, 사업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전 둔산동 시민 A(64·남)씨는 “결국 시 홍보대사가 자기 회사를 홍보하게 된 꼴”이라며 “시민 세금이 기업 광고비로 쓰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대전시는 최근 ‘꿈돌이라면’, ‘꿈돌이 굿즈’, ‘꿈돌이 빵’ 등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리즈형 마케팅이 정작 지역경제에는 얼마나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검증은 없다는 지적이다.
‘면의 도시’, ‘빵의 도시’라는 이름이 자랑이 아닌 ‘상품 패키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문화평론가들은 “대전의 면 문화는 시민의 생활사에서 피어난 기억이자 역사적 자산”이라며 “이를 단기 판매용 밀키트로 소비시키는 행정은 정체성을 상업화하는 퇴행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역의 추억을 집에서도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말 대전의 추억을 되살리려는 것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꿈돌이 상품’을 팔기 위한 '꿈팔이' 명분인가.”
대전의 가락국수와 칼국수가 증명하듯, 진짜 힘은 ‘상품’이 아닌 ‘사람의 기억’에 있다. 지금 대전시가 해야 할 일은 밀키트 출시가 아니라, 그 기억을 지켜낼 진정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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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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