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권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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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권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
  • 입력 : 2021. 05.25(화) 09:39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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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CTN]얼마 전 스승의 날을 맞아 학창시절 은사님께 전화를 드리고 감사를 표했다.

공립학교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은사님을 찾아 연락드리기는 어렵지만, 사립학교인 고교시절 은사님께는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드리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 학교상황을 보면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는 노랫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듯해서 슬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공개한 '교권보장 실태와 과제' 설문에 따르면 교사 2513명 중 81.1%는 교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는 지난해 402건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줄었다.

그러나 교권 침해 관련 사건 소송 지원 건수는 2015년 14건, 2016년 24건, 2017년 35건, 2018년 45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교원에 대한 스토킹 등 도를 넘는 위협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교총이 접수한 사례에 따르면 술에 취한 학부모가 새벽에도 수시로 교원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하고, '죽이겠다'는 등의 협박을 했다고 한다. 고교 졸업생이 과거 해당 교사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며 협박성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단체인 '박사방' 피의자 중 1명으로부터 9년간 살해 협박을 받은 여교사의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국회와 교육 당국도 교원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입법과 지원제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회는 지난 3월 스토킹 가해자에게 최대 징역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스토킹 처벌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활동 관련 스토킹 위협을 받는 교원에 대해 경호원과 경호차량 등 긴급경호 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원단체 사이에서는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의견도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수년째 제기되고 있다.

올해 실천교육교사모임 설문에서도 교원 81.6%가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성재 교총 교권강화국장도 '교권'이라는 단어조차 교원의 지위와 권리만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교사에게 함부로 행동할 때면 나오는 말이 '지금 아이들에게는 학생 인권이 차고 넘친다'이다.

하지만 정작 그 아이들은 인권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요즘 가정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집에서 부모도 가르치지 않고 학교에서 어떤 선생도 인권이 무엇인지 가르치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남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교권보호를 위해 다양한 처벌조항을 만든 것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학교에 '인권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교권을 침해한 학생이나 친구의 인격을 무시한 학생들도 '체벌'이 아니라 '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시급하다.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인권 강연을 듣고 교사와 학생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을 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

학생 인권을 억눌러야 교사의 권위가 바로 서는 일이 아님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인권 교육을 해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게 될 때 비로소 교사의 권위 또한 인정받게 된다.

교권이 살아야 교육이 사는 것이 아니라, 인권 교육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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