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창고]등고자비(登高自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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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창고]등고자비(登高自卑)
김춘수 국장(충청탑뉴스·ctn충청교육신문)
  • 입력 : 2020. 01.06(월) 10:48
  • 김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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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국장(충청탑뉴스·ctn충청교육신문)
[만물창고/ctn]등고자비(登高自卑)는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出發)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는 순서(順序)가 있다는 말로 우리 속담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과 통한다.

'중용(中庸)'제15장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감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함과 같고, 높은 곳에 오름에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함과 같다.

또 '시경'에 '처자의 어울림이 거문고를 타듯하고, 형제는 뜻이 맞아 화합(和合)하며 즐겁구나. 너의 집안 화목(和睦)하게 하며, 너의 처자 즐거우리라'는 글이 있다. 공자는 이 시를 읽고서 "부모는 참 행복(幸福)하겠다"고 했다.(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 詩曰 妻子好合 如鼓瑟琴 兄弟旣翕 和樂且眈 宣爾室家 樂爾妻帑 子曰 父母其順矣乎)
공자가 그 집 부모는 참 행복하시겠다고 한 것은 가족 간의 화목이 이루어져 집안의 근본(根本)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이고 순서에 맞는 것이 가족 간 화합을 이뤄 부모님이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強調)한 것이다.

이는 바로 행원자이(行遠自邇)나 등고자비의 뜻에 맞는다고 본다.

등고자비란 이와 같이 모든 일은 순서에 맞게 기본이 되는 것부터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맹자(孟子)' 진심편(盡心篇)에서도 군자는 아래서부터 수양(修養)을 쌓아야 한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바닷물을 관찰(觀察)하는 데는 방법(方法)이 있다. 반드시 그 움직이는 물결을 보아야 한다. 마치 해와 달을 관찰할 때 그 밝은 빛을 보아야 하는 것과 같다. 해와 달은 그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그만 틈만 있어도 반드시 비추어 준다. 흐르는 물은 그 성질(性質)이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 놓지 않고서는 앞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도 이와 같이 도에 뜻을 둘 때 아래서부터 수양을 쌓지 않고서는 높은 성인(聖人)의 경지(境地)에 도달할 수 없다.(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君子志於道也 不成章不達)

또 불경에 보면, 어떤 사람이 남의 삼층 정자를 보고 샘이 나서 목수(木手)를 불러 정자를 짓게 하는데, 일층과 이층은 짓지 말고 아름다운 삼층만 지으라고 했다는 일화(逸話)가 있다. 좋은 업은 쌓으려 하지 않고 허황(虛荒)된 결과(結果)만 바란다는 이야기다. 학문(學問)이나 진리(眞理)의 높은 경지를 아무리 이해(理解)한다 한들 자기가 아래서부터 시작(始作)하지 않고서는 그 경지의 참맛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또 한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하나씩 이뤄나가길 소망(所望)해 본다.
(登 : 오를 등 高 : 높을 고 自 : 부터할 자 卑 : 낮을 비)
김춘수 기자 ctn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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