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세 선거, 교실의 선거 바람 대책 있는가?

교육신문
[사설] 18세 선거, 교실의 선거 바람 대책 있는가?
  • 입력 : 2020. 01.06(월) 10:52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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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ctn]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올 총선부터 고3 학생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국회가'18세 선거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아무런 논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함으로 교실 정치장화, 학생들의 선거법 위반, 민법 및 청소년보호법과의 충돌 등 선결 과제에 대한 그 어떤 논의나 대책도 없이 선거 유불리만 따져 졸속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회가 학생을 득표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게 아니라면 '18세 선거'는 법안에서 제외‧분리하고, 여러 부작용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방안 논의와 대책 마련부터 한 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보면 △18세로 선거연령 하향 △18세로 성인연령 하향 △18세 선거운동 허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부칙을 통해 올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부터 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법 개정안은 단순히 선거연령을 한 살 낮춘게 아니라 18세 즉 고3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 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성인연령을 18세로 낮춰 소위'18금'보호막 해제까지 담고 있어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교육현장과 학생들에게 미칠 여파와 부작용이 이처럼 심각한 데도 18세 선거가 지역구 조정이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이슈에 묻힌 채 아무런 논의도 없이 도매금으로 처리되었다는 것은 국회가 파행만 거듭하다 그 어떤 대책도 없이 총선 일정에만 쫓겨 법안을 강행한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매우 무책임하며 비교육적인 행태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법안이 18세 고3의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활동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 교실 정치장화에 대한 근절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서울, 부산, 전남 등 전국에서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일고 있고, 2015~2019년 정치 중립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교원이 292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이로 인해 자칫 특정 정치세력이 학교를 정치장화하고 학생들을 정치 도구화 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헌법 제31조 제4항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분명히 명시돼 있으며, 또한 교육기본법에는 '교육은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제6조 제1항), '교원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4조 제4항)고 적시돼 있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면서 고3 학생들은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찬반 갈등이 본격화되는 등 교실이 정치장화 될 수 있게 됐다.

이뿐인가 여기에 정치, 이념세력이 학교에 들어오고,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이 제어되지 않아 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이에 정치편향 교육 금지 가이드라인과 교내 정치 활동 제한, 지도방안을 마련하는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교실의 정치‧선거장화 및 학습권 침해를 차단하는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칫 불법적인 유인물 배포, 유언비어의 SNS 게재, 흑색‧비방 활동 등에 연루돼 처벌받지 않도록 선거사범 예방 보호 대책 마련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에 교총은 현행 공직선거법을 보면 선거운동 허용 범위와 처벌 관련 조항이 많고 복잡해 그 내용을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성인들도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상황에서 고3 학생들이 불법 선거운동에 연루돼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 보호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혼탁, 진흙탕 선거에서 학생을 보호할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18세가 성인으로 설정된 부분에 대해서도 대책에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이번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해 발의한 법 개정안 제60조 제1항 제2호는 미성년자를 종전 19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의 자로 낮춰 명시했다.

이 부분은 19세부터 성인으로 명시해 18세까지는 단독으로 법률상 유효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민법과 충돌한다.

또 민법에 근거해 19세 미만을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보호하는 청소년보호법 등과도 상충 된다.

이처럼 성년 연령 조정에 따른 여타 관계 법령과의 정비 문제와 이에 따른 부작용, 혼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18세가 되는 고3이 성인으로 설정되면 청소년보호법 상 소위'18금'에서 해제돼 유해 약물인 술‧담배가 허용되고 청소년 출입금지인 술집 등 유해업소 및 유해매체 등에 대한 제한도 풀리게 된다.

또 부모 동의 없이 휴대폰 등의 계약도 가능해진다.

친권과 부양청구권의 상실로 방치와 빈곤화의 위험을 동반할 수도 있다.

소위 '18금'은 청소년을 규제하려는 의도보다 미성년을 보호하기 위한 측면의 조치인데 18세 고3이 여기서 벗어나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대책 마련과 함께 국민적 공감도 필요한 것이다.

참정권 확대라는 세계적 추세를 고려한 선거연령 하향 논의는 필요하지만 선거연령 하향이 미치는 파장,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이를 해소, 차단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교육부가 나서야 할 때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