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문'을 열자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내 마음의 문'을 열자
- 한류경영연구원 원장 가재산
  • 입력 : 2021. 06.09(수) 15:41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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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경영연구원 원장 가재산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CTN]세상에는 수많은 문이 있다. 쪽문, 창문, 대문, 성문, 자동차문.....

이러한 문들은 살아가는데 아주 유용하다.

밖이 시끄러울 때는 창문을 닫으면 되고, 날씨가 더울 때는 베란다 문을 활짝 열면 시원한 바람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또 도둑이 들지 않게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 된다.

문에는 손잡이나 문고리가 있어서 쉽게 여닫을 수 있고 밖에서도 남이 열 수 있어서 편리하다.

19세기 영국의 윌리암 홀먼 헌트라는 화가의 그림 중에 '등불을 든 예수'가 있다.

한밤 중에 정원에서 그리스도가 한 손에 등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문을 두드리는 그림이다.

예수님이 두드리는 문에는 문고리가 없다.

어떤 사람은 문을 잘못 그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이 그림은 '마음의 문'을 그린 그림으로 유명하다.

사람의 마음에도 문이 있다.

그러나 '마음의 문'은 보통 문들과 달라 손잡이나 문고리가 없기 때문에 안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열 수가 없다.

마음의 문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라서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아예 열어젖힌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꽁꽁닫혀 아무리 노크해도 열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즉 마음의 문은 마음먹고 열면 닫을 자가 없고 마음먹고 닫으면 열 사람이 없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의사표현이나 전달 방법이 아주 다양하다는 데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의사소통 방법이 말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의사전달 시에 70:30이라는 법칙이 있다. 의사전달 방법에 있어 언어(Verbal)가 차지하는 것은 겨우 30%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말 이외의 방법(Nonverbal) 즉 표정, 제스처, 분위기, 느낌 등에 의해서 전달되는 게 70%다.

그런데 이 30%의 언어적 표현 중에서도 단지 말에 의한 것은 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언어의 억양, 톤, 크기 등에 의해서 의사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젖먹이를 둔 엄마들은 후자로 말할 줄 모르는 아기의 불만이나 욕구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얼마 전, 한 정신과 전문의의 '스트레스 대처법'이라는 강의에서 한국 중년남성의 절반 이상이 자폐증세를 보인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자폐란 말 그대로 외부 세계에 벽을 쌓고 자신의 마음을 닫는다는 말이다.

즉 그들은 남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어느 교수가 대학생들한테 '대화'하자고 하니까 모두 자리를 피해 버렸다.

그 교수는 항상 일방통행이었기 때문에 대화가 아니라 '대놓고 화딱지 내기'로 유명한 교수였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미국에서 노벨평화상 후보자에 올랐던 고든(Gorden)교수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의 방법을 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들 상대로 임상실험과 처방을 통해 '행동의 창(Behavior window)'이라는 모델을 고안하였다.

이 고든 교수의 모델은 50년 이상 전 세계 43개국에서 5백만 명 이상에게 교육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했다.

나도 두 번이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듣기 훈련에 열중해 본 경험이 있다. 이후 그간 오랫동안 굳어진 언어 습관을 고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가 만든 모델로 훈련을 거듭하면 꽉 닫힌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도 있고, 열린 문은 더 이상 닫히지 않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문을 내가 먼저 열어야만 상대방도 이를 확인하고 안심하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마음의 창문을 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에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잘 들어주기만 한다면 충분히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조물주는 타인의 말을 잘 들으라고 '입'은 한 개를 만들었고, '귀'는 두 개를 만들었지만, 타인의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어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경청은 귀담아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애들이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린다. 하지만 제대로 듣는 데는 60년이 걸린다. 공자가 이야기한 이순(耳順)이다.
그 나이가 되서야 비로소 귀가 순해진다는 의미다. 경청은 리더나 위 사람의 덕목이다.

따라서 경청은 지위가 높아지거나 나이가 들수록 더 요구되는 덕목이다. 아랫사람들에게 믿음과 신뢰감을 주는 매우 중요한 것 또한 경청이다.

"먼저 네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한다."
최인호의 소설 '달콤한 인생'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들이 자기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한숨섞인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에 내 마음의 문을 먼저 꼭꼭 걸어 잠그고 남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벽을 느끼고 돌아섰던 사람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사실은 그 벽은 나의 굳게 닫힌 마음의 철대문 때문이다.

이처럼 마음의 창의 소유자는 자기 자신이다.
마음의 문이 어느 정도 열려 있느냐에 따라서 개인은 물론 가정, 직장, 사회전체가 달라진다.

실타래처럼 뒤헝클어진 개인적인 문제나 무한궤도처럼 서로 마주보고 평행선으로만 달리는 정치, 이분법(二分法)적 접근에 의한 사회의 많은 갈등과 이슈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서로 먼저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 상대방에게 먼저 열으라는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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