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 잘하는 비결, 흥과 신바람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한국인이 일 잘하는 비결, 흥과 신바람
- 2충1효문화연구원 원장 가재산
  • 입력 : 2022. 05.04(수) 13:44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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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산 2충1효문화연구원장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CTN]요즘 해외에서 한류의 붐을 타고 명성을 날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이 많이 늘고 있다.

그 중의 한 그룹은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방탄소년단 BTS다.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까지 점령하고 세계 각국의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비틀스 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 위기 속에서 2020년 7월 온라인 콘서트에서도 ‘방방콘’으로 75만 명을 모으더니, 10월 공연에서는 199개국 100여 만 명의 동시 접속 시청자를 모아 기네스 세계기록을 내어 또 한 번 다이너마이트를 폭발시켰다. BTS가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성공의 이유를 탄탄한 컨텐츠, 현란한 춤 솜씨, 팬클럽인 아미(Army)와의 공감력 등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성공요인은 어디까지나 '한국 다움'이고, 한국인의 특성인 '한(恨)'과 '신명(興)'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2019년 5월 최종 월드투어인 뉴욕 공연에서 보여준 마지막 곡 아리랑으로 6만 관중을 하나로 만들어 신바람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장면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분명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한을 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가요다.

그러나 아리랑을 한에만 빠져들지 않고 곡의 템포와 신명나는 춤으로 반전시켜 흥과 신바람으로 승화해 전세계에서 모인 관중과 하나가 되어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처음 BTS가 힙합으로 음악을 풀어갈 때만 하더라도 여러 아이돌 그룹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달리 BTS는 자신들의 삶과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삶을 진정성 있게 접목시켜 흙수저 '한'을 리듬과 춤이라는 '신명'으로 풀어 공감을 얻어냈다.

세계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목소리를 대변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더하여 '한과 신명'이 힙합 춤과 융합되어 '진정성과 공감'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이것이 BTS 성공의 진수다. 물론 여기에는 젊은 청년들을 한마음으로 결속시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고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한 방시혁의 리더십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처럼 논리적으로 잘 해명되지 않지만 우리는 신명이 나야 일하는, 우리 특유의 감성적 정(情)이 있다.

이러한 정은 국민성이요, DNA임에 틀림없지만 정이 잘못되면 한이 서릴 수도 있고, 신바람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양면적 속성이 있다. KAIST 이민화 교수는 『한경영』에서 '한의 사이클'과 '신바람 사이클' 로 정의하였다.

즉, 잘할 때는 오너나 사장도 포기한 회사를 사원들의 일치된 힘으로 다시 일으키기도 하지만, 못할 때는 잘나가던 멀쩡한 일류회사도 악성 노사분규와 저조한 생산성에 시달리게 되어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흥이 많고, 뭔가 해내려는 성취욕이 강하며, 흥과 신바람이 날 때는 물불 가리지 않는다.

그로 인해 열정으로 없던 에너지를 쏟아 목표를 달성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신나게'만 환경을 들어주면 성과를 낸다.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열기, 1998년 IMF가 터졌을 때 범국민운동이 되었던 금모으기 운동, 최근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청소년들이 일구어 낸 값진 준우승도 '주눅 들지 말고 즐겨라!'는 정정용 감독의 한 마디가 보여준 결과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바람 에너지가 조직에서 나오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진 고유한 감정인 '우리'라는 동료의식과 내편이라는 배려에서 비롯되는 '정', 여기에 미래의 꿈과 비전을 분명히 해주고 구성원들을 신바람이 나게 하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마력같은 게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라는 말은 매우 심오한 의미를 가진다. 얼핏 생각하면 '우리’는 분명히 '너' 와 '나'를 포함하는 영어의 'We' 라는 복수형 군집명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We'는 '우리들’ 이라는 말로 번역해야 정확한 의미가 된다.

많은 구성원을 한 덩어리, 즉 하나의 집합체로 보는 것이다.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많으면서도 하나일 수 있는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아주 잘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일부다처제처럼 들리는 ‘우리 마누라’라는 말에 외국인들은 깜짝 놀란다.

이렇게 너와 나, 그리고 주변의 환경요소까지 포함해서 한 덩어리가 되려면 공통요소가 필요하다.

무언가 하나 됨에 이끌리는 울림의 주파수에 어떤 공명이 일어나야 '어울림'이 된다. 한국인은 음주가무를 통해서 모두 하나가 되기를 좋아한다.

서먹서먹한 사이의 사람일지라도 술을 함께 마시면 하나가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사람을 만나면 식사보다는 "언제 막걸리 한 잔하지요?" 하고 술 약속을 먼저 하는 언어습관이 있다.

폭탄주가 돌고 나면 서먹서먹하던 분위기가 사르르 녹아 한마음이 되는데 비장의 무기로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여 한참 인기를 끌었던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축구는 단체경기다.

11명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한다.

눈빛 하나로 소통하고 패스해야 한다.

그는 훈련할 때나 경기에 나설 때 항상 요구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한 팀이라는 걸 증명해라!" 그는 선수들에게 '파이팅' 대신에 '원팀'을 외치게 했다.

어떤 조직이든지 리더 따로 구성원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모든 조직은 리더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뭉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손자병법에 장군과 병사가 한마음이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慾子勝)이라 했다.

요즘 외국인들이 부러워했던 한국호가 주춤거리고 여기저기서 파열음도 들려 걱정스럽다.

이럴 때 회사와 일터는 물론 사회전반에 흥과 신바람 에너지가 필요한데 정치권에서는 한풀이와 과거에 얽매여 제자리 뛰기를 하고 있다.

한풀이는 공감을 이끌거나 내편 만들기는 유리하지만, 음(陰)의 에너지이고 과거 지향적이다.

반면에 흥과 신바람은 양(陽 )의 에너지이고 미래지향적이다.
한국은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룬 기적의 나라다.

한국호가 잠시 뒤뚱거리며 제자리 뛰기를 하고 있는 이때 나름의 고유문화인 '흥과 신바람'의 창조발전소를 가동시켜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로 달려나가야 한다. 마치 K-POP이 멋진 성공을 보여주듯이 말이다.

한국은 분명 ‘한마음의 나라’다. 코로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 '우리'라는 한마음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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