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이 가져다준 행복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트레킹이 가져다준 행복
- 가재산 2충1효문화연구원 원장
  • 입력 : 2022. 02.28(월) 15:50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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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산 2충1효문화연구원 원장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CTN]나는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에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는 60~70대를 일컫는 말이다.

액티브 시니어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의욕적인 일과 취미생활'이 필수다.

취미생활을 통한 활발한 교류 등이 뇌의 활성화에도 좋다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내가 트레킹을 시작한 것은 우연한 인연에서 시작되었다.

10년 전 친구와 둘이서 여행사 광고를 보고 여수 앞바다에 있는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을 가게 되었다.

그야말로 트레킹이 무언지 한 번도 해본 경험이 없는 '묻지마 여행'이었다.

금오도는 명성왕후가 숨겨놓았다는 섬으로 유명한데 동백꽃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터널은 물론 괴암절벽과 에머랄드 빛을 띈 해안이 멋지게 펼쳐진 비탈길이었다.

비렁길은 그 지방 사투리로 비탈길을 말한다. 비경의 해안길을 걸으면서 시세말로 뿅 가버렸다.

이 트레킹 코스에 매료되어 2년 동안 그곳만 무려 네 번을 다녀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몇몇 친구들과 주말마다 걸어서 서울 둘레길 157km를 3개월 만에 완주했다.

그 후 서해안 '솔향기길', 양평 '물소리길' 등 가까운 코스를 매주 계속 다니게 되었다.

누구든지 자기가 좋아하거나 신나는 일에는 몰입하게 된다. 30여 년간 즐겼던 골프마저 재미가 없어져 멀리할 정도로 트레킹 매니아가 되었다.

트레킹 코스는 세계 어디든 전문가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곳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코스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1,600여개의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서울에는 157km의 서울 둘레길이 있고, 북한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 동해안을 일주하는 동해안 새파랑길 등은 트레킹코스의 백미로 불린다. 시골 어디를 가더라도 지자제에서 개발해 놓은 코스들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제주 올레길을 벤치마킹한 큐슈지역 코스 외에도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다닌 길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는 비경도 좋지만 과거의 옛사람들의 향기가 묻어나는 옛길이었다.

장작이나 막 거두어들인 농산물 등을 지게에 지고 5일 장에 다니거나 보부상이 다녔다던 마을길, 수도승들이 수도를 닦기 위해 왕래했다는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 계곡길,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다녔다는 옛길들이 가장 걷기에 좋았다.

이미 고인이 된 그들과 마음의 대화를 속삭이며 걸었던 즐거움이 머릿속에 남는다.

우연한 기회에 취미로 시작한 트레킹은 내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늘어나는 체중을 줄인다는 이유로 30대 중반부터 20여 년간 계단 오르기, 테니스, 등산 등 무릎에 안 좋은 운동만 했다.

그러다 보니 40대 후반부터 운전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져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외과에 갔더니 의사가 말하길 "그냥 쓰다가 칠순쯤 되어 인공관절 수술을 하자"고 권유했다.

별생각 없이 무식하게 관절을 혹사시킨 내가 한심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트레킹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후부터 거짓말같이 아픈 데 없이 무릎이 멀쩡해졌다.

더구나 집안에 유전적으로 당뇨가 있어서 식전 혈당수치가 매년 조금씩 오르더니 환갑나이가 되자 식전혈당이 110이 넘어 경고장이 나왔고 어느새 120까지 올랐다.

트레킹을 시작한 1년 후 체크해 보니 90대로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놀라운 사실이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전립선 이상으로 약복용을 2년 전부터 하던 중이었는데 의사도 놀랄 정도로 개선이 되어 먹던 약도 중단할 정도로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자연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걸으며 옥탄가 높은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거였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주말 트레킹으로 휴식도 하고 충전도 할 수 있으니 주말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쉼표는 악보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삶에도 필요하기에 휴식은 절대적이다. 지금도 트레킹을 가기 전날은 유년시절 소풍가는 마음으로 늘 가슴이 설레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5년 전 이렇게 시작한 트레킹은 점차 인원이 늘어 2년차부터는 10여 명이 되어 봉고차를 빌려 1박2일코스도 경험했다.

재미를 붙인 회원들은 버스 한 대 정도의 규모로 키워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렇게 발단이 되어 시작한 모임이 바로 10년 전에 시작한 '2060트레킹 클럽'이다.

밴드 회원이 2년차에 3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 있는 모임이 되었고, 지금은 500명이 넘어섰다.

2060의 의미는 '80까지 건강하게 일하며 100세 시대를 살아가자는 트래킹 모임이다.

60대도 20년 더 일할 준비를 하고, 20대도 60년 일할 준비를 미리 하자는 취지다. 2060은 회비가 없고 나이와 직업도 묻지 않는 3무(無)를 추구한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개방된 모임이다. 단 2060클럽이 추구하는 세 가지 슬로건이 있다.

첫째는 일, 둘째 건강, 그리고 사랑 즉 3유(有)다.

지금 당장은 일이 없더라도 80살까지 일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은 꼭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은 가능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2060은 매주 트래킹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서울 둘레길이나 북한산 등 서울 근교를 주로 걷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사가 유명코스를 버스로 다녀온다. 분기에 한 번은 1박2일 코스로 멀리 다녀오는데 또 다른 의미를 갖게 한다.

게다가 트레킹 마치고 버스에 오르기 전 그곳의 토속음식 즉 막 요리한 도토리 묵이나 부추전 등과 들이키는 막걸리 한 잔의 맛은 최고다.

3년 전부터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의 멋진 코스를 택해 상하반기에 한 번씩 다녀오고 있다.

2019년 상반기에 일본의 '오헨리 순례길'을, 하반기에는 베트남의 알프스라고 하는 '사파 다랭이길'을 다녀왔다.

그 중 2018년 봄에 다녀온 몽골의 초원을 걸었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도 눈을 감고 생각하면 드넓은 초원 위에 아름답게 핀 야생화들을 보며 걸었던 기억과 몽골 전통 이동식 천막집인 게르에서 별을 보며 밤을 지새워 이야기를 나누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트레킹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안나프루나 트레킹 같은 전문가들이 즐기는 방법도 있고, 한강변을 걷거나 집근처를 가볍게 걷는 도보도 있다.

여행은 다리가 떨리면 못하니 가슴이 떨릴 때 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트레킹 덕분에 당분간 다리 떨리는 일은 없을 테니 이 얼마나 큰 선물이며 행복한 일인가. 그리고 늘 함께 한 동행자들이 한없이 고맙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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