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숙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문영숙의 꼭 알아야 할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CTN]1909년 2월, 안중근은 얀치혜 하리에서 열한명의 동지들과 왼쪽 네 번째 약지를 잘라 단지동맹을 결성했다. 단지동맹의 결의는 이토오히로부미와 이완용을 처단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태극기에 약지를 자른 피로 대한독립이라 쓰고 3년 이내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맹서를 했다.

한편 3월 3일에 재간한 대동공보 1면에는 대동공보를 한글과 한자로 적어 넣고 지구 위에 닭이 우는 형상을 그려 넣었다. 또한 러시아 어로 대동공보라 쓰고 닭의 그림 위에 단군개국 사천이백사십일 년 십일 월 18일 창간이라고 기록했다. 신문 내용에는 『사기』, 동국사략, 학부 가정교육, 농학입문 등을 게재해서 재러 한인의 민족의식 고취에 그 전보다 더욱 적극성을 보였다.
대동공보사는 처음에 사무소를 블라디보스토크 한인 거류지 제600호로 정했다. 그 후 1909년 5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 한인 거류지 469호로 이전했다가 1910 4월 24일에는 다시 블라디보스토크 까레이스카야 67호로 옮겼다.
대동공보는 일요일과 수요일 매주 2회 간행하다가 1909년 5월 30일 부터는 신문을 확장하면서 일요일과 목요일에 간행하였다. 신문의 지면도 4면으로 했지만 때에 따라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6면을 간행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각 면이 6단이었으나 1909년 5월 23일부터 8단으로 바꾸었다.

안중근은 대동공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특히 대동공보 주필 이강과는 특별한 사이였다. 이강은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던 안창호선생이 연해주의 동포들을 위해 뽑아 보낸 신민회 사람이었다. 이강이 이끄는 ‘대동공보’ 편집진은 안중근을 취재원으로 삼아 하얼빈에 접근할 수 있는 신분을 확보해주고, 국내 진공작전에 참여했다가 일제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우덕순을 수금원으로 받아들여 안중근과 나란히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포살의 길을 떠나게 한다. 대동공보는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을 알려주기 위해 전보로 연추에 있던 안중근을 불렀다. 총기를 구해주고 자금 조달처까지 일러준 뒤 블라디보스토크 역두에서 마지막으로 두 의사를 보낸 것도 ‘대동공보’의 사주 유진률과 주필 이강이었다.

안중근 소설 『불멸』을 쓴 이문열 작가는 2016년 ‘평화 오딧세이’ 글에서 다음과 같이 유추했다
‘황해도 의병장 이진룡과 안중근이 만나게 되는데 이진룡은 의암 유인석의 제자로서 의병의 무기를 구매하러 해삼위로 나왔다가 군자금 상당 부분을 안중근에게 강탈당한다. 안중근 일행 세 사람이 멀리 하얼빈까지 가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일 때까지 필요한 자금으로 쓰겠다는 명목인데, 아무래도 조작 냄새가 난다. 체코여단에서 흘러나온 신식 장총이라도 몇 자루 구해볼까 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잠입한 이진룡을 누가 알아보았으며, 그 군자금을 뺏어 거사자금으로 쓰라고 누가 안중근에게는 일러주었고, 이진룡은 또 왜 그렇게 허술하게 군자금을 간수하다 빼앗겼을까. 어쩌면 나중에 안중근 의사에게 거사자금을 대었다는 추궁을 피하기 위한 자작극은 아니었을까.
냉정히 살펴보면 안중근 의사를 둘러싼 공교로운 우연과 기연의 연쇄는 끝이 없다. 분명 처음과 끝이 가지런하게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안중근 의사의 눈부신 거사 뒤에는 집단혼이나 민족정신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민족적 에너지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순수하고도 불꽃같은 영혼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을 우리 내부의 일치와 단합이 그때의 연해주 조선인들을 지배하는 내부적 규율이었던 것은 아닐까.‘

최재형의 다섯 째 딸 올가의 회상기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부친은 한인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지휘하셨으며 빨치산과 민족혁명가들과도 인연을 맺고 계셨다. 그 중 한 분은 노보키예프스크촌의 우리집에서 잠시 사셨다. 그 분의 이름은 안응칠 또는 안의사였을 것이다. 그 분은 테러행위를 준비하셨다. 벽에 사람을 3명 그려놓고 사격 연습을 하셨다. 얼마 안 있어 그이는 하얼빈으로 떠나가셨는데 한 일본인 사령관을 살해하고 일본에게 죽임을 당하셨다. 부인과 자식들을 남겨놓으셨다. 그들이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어머니는 음식을 대접하셨고 헌 물건을 주셨다.’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는 대동공보사에서 은밀하게 추진되었고 그 배후에 최재형이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끝까지 밝히지 않은 배후인물로 일본에서도 최재형을 지목하고 집요하게 밀정을 따라붙인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때문에 안중근 의사는 철저하게 배후를 밝히지 않고 최재형을 보호하는 것이 연해주 독립단체를 보호하는 것이라 여겼을 것이다. 최재형은 하얼빈 의거가 엄밀히 따져 중국땅도 아니고 러시아 땅도 아닌 러시아 조차지 하얼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제법을 적용해 재판을 받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안중근 재판에 대비해서 대동공보사에 있는 미하일로프 변호사를 준비시켜 놓았던 것이다. 따라서 안중근이 일본법에 의해서 불법 사형을 당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고 최재형은 자신이 보낸 변호사가 안중근의 변호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최재형이 보낸 미하일로프도, 영국인 변호사 더글라스도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변호를 허락하지 않았다.

참고서적 : 박환 저 <시베리아 한인민족운동의 대부 최재형>, 문영숙 저 <독립운동가 최재형>.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의리를 지키며 살고싶다. 술은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도록 마셔라! 내가 그자리에 있다고 CTN·교육타임즈·충청탑뉴스·CTN방송 발행인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가금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